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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3000조 시대···신용보험 활성화대책 서둘러야 한다

한국, 가계부채 위기 속 신용보험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는?

최근까지 지속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인상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파생된 문제로 인해 심한 변동성을 겪었던 시장이 연초들어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빠르게 회복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3월 들어 미국실리콘벨리은행(SVB)의 뱅크런과 파산,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유동성 수축, 크레디트스위스(CS) 등 유럽계 은행의 혼란 등 시장에는 다시 짙은 안개가 드리워지고 있다.

물론 강한 예금자보호정책, 스위스 국립은행인 UBS의 CS인수 등 각국 정부 주도의 발빠른 대응으로 우려됐던 금융시스템 리스크는 일단락된 듯 시장은 반응했고 이로 인해 ‘이번에는 다르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말 이번에는 다른 걸까?

대출리스크등 효과적 관리하는 수단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가 공동으로 쓴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를 보면 금융 역사 속에서 재발하는 호황과 불황이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술의 혁신과 그로 인한 낙관적 믿음으로 경기 호황을 전망하고 있을 때 늘 시장에는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위기가 오지 않을 것이다’란 믿음이 강해졌지만 결국 위기는 반복됐다.

제1차 세계대전이후 국제 정치의 안정과 자동차 산업을 필두로 한 경제성장과 고용창출로 인한 낙관론이 우세했던 중에 맞은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 열풍으로 신경제론에 기반한 혁신과 광기가 만연한 가운데 터졌던 닷컴버블, 생산성 향상 없이 과도한 자본투입으로 부동산 버블로 인해 금리인상기 주택경기 중심으로 채무불이행이 확산되었던 2008년 금융위기까지 늘 당시에는 다를 것이란 믿음이 강했지만 결국은 다르지 않았다.

수출의존도가 높고 강국들의 경제정책에 기인한 대외적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경제는 사실상 2022년 3분기부터 급작스러운 경기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도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나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인한 증가된 금리차와 강 달러 정책은 국내 시장의 금융자본을 미국으로 빨아들였다. 이로 인해 원화가치가 절하되고 유동성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작은 사건(트리거)이 예상치 못한 태풍을 일으키는 나비효과가 될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여러 요소 중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경제 부실뇌관’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가계부채다. 정부의 가계부채관리 정책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부채 총액은 전세보증금을 포함해 3000조원에 다다르고 소득대비 부채비율은 2배를 초과하고 있다.

끝없이 창출되는 신용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 불패에 대한 믿음과 코로나를 거치며 확대된 유동성에 기댄 ‘영끌’, ‘빚투’로 이어진 부동산 투자가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심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지속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상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개인들이 빚으로 산 자산을 던지기 시작했다.

증가된 대출자 및 대출기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수단으로 미국, 프랑스, 독일, 호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는 것이 신용보험이다. 특히, 장기적 자산가격 하락을 겪은 이웃나라 일본은 신용보험의 가입율이 주택대출 잔액대비 99%를 넘고 프랑스는 주택대출신청시 신용보험이 의무가입 사항이다.

민관협업으로 정책적 대안마련 절실

신용보험은 ‘사람의 사후에 빚이 상속되면 안된다(No Debt After Man)’라는 취지로 미국에서 처음 개발돼 공공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된 보험상품이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소비자가 우발적인 보험사고로 채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을때 보험사가 미상환 대출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해진 조건에 따라 상환해 준다

신용보험은 가입자와 대출기관 모두에게 순기능을 가지는데 소비자 측면에선 개인의 신용하락 및 가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한 채무불이행 위험을 방지해 '빚 대물림'을 막고 주택담보대출과 연계하면 주거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대출기관 측면에서는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제고함으로써 신용금융상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복잡한 채권회수 절차가 요구되지 않기에 안정적인 신용위험 관리가 가능하다.

한국에 도입된 지 30년이나 된 신용보험이 그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활성화되지 못했던 주요 이유는 신용관리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고 절절한 홍보 시스템이 없었으며 대출관련 규제와 맞물려 소극적인 영업환경으로 대출과정 중 고객이 신용보험을 소개받을 접점이 거의 부재했기 때문이다.

높은 가계부채비율과 부동산 자산의 편중을 고려할 때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신용위험을 감소시킬 장치가 필요한 나라다.

자산가격 하락을 방어할 헷징수단이 부재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동반한 경기침체가 한층 더 심화된다면 가계의 자산을 통한 부채대응 능력은 크게 저하될 것이고 이러한 현상이 모든 소득계층에 확산하게 되면 경제 전반에 심각한 리스크를 촉발시킬 말 그대로 부실뇌관이 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민관이 협업해 신용보험이 정책적 대안으로 활용돼 경제기반을 강화시킬 수 있길 바라며 신용관리의 중요성도 범국가적 캠페인을 통해 강력히 역설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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